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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주는 행복이 정말 있을까?

로봇을풀어주다 2025. 4. 3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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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유치원 교사의 진심 어린 고민

요즘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주는 행복이 진짜 있을까?”
결혼을 준비하고, 내 인생의 다음 챕터를 그려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질문을 떠올릴 때마다 자꾸만 예전의 기억들이 따라와요. 유치원 교사로 일하던 시절, 그 생생했던 감정들이요.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아이는 그저 ‘예쁜 존재’

제가 처음 유치원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그 동기는 참 순수했어요.
아가들이 웃는 얼굴, 까르르 웃는 소리, 작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아주던 순간들… 그런 장면들이 마냥 예쁘고 따뜻하게만 느껴졌죠. 실제로 사범대를 다니며 실습을 나가면서는 ‘아, 나 아이들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은 순간도 많았어요.

그런데 교직 현장, 특히 사립유치원의 담임 교사로 27명의 아이를 2명이서 돌보는 현실은 제가 상상했던 ‘아이와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과는 사뭇 달랐어요.


현실의 무게: 사랑만으로는 부족했던 시절

아직 어린 나이에, 경험도 부족했던 제가 느끼기엔
‘아이를 사랑으로 돌본다’는 말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졌어요.
매일 아침 등원 전부터 퇴근 후까지, 하루 종일 반복되는 일정 속에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온전한 마음을 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구나 싶었죠.

특히 감정 조절이 힘든 아이, 부모님의 기대가 과한 아이, 또래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돌볼 땐 제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는 자책도 들었어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 나도 모르게 짜증 섞인 말투가 나올 때마다, 속으로는 ‘이건 아니야… 이래선 안 돼…’ 하면서도, 지쳐 있었던 제 자신을 마주하곤 했죠.

아이들을 보는 게 어느 순간 ‘버거움’이 되면서,
이 일이 과연 내 적성에 맞는 걸까,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심지어는 나는 과연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까지 들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다시 마주한 ‘아이’라는 존재

그렇게 유치원을 떠나고, 지금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좀 더 제게 맞는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인생의 또 다른 숙제를 앞두고 다시 아이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아이를 사랑해야지’가 아니라
내 아이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더 현실적이고 깊은 질문들이 다가와요.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당시에는 너무 힘들기만 했던 기억 속에서도
어느 순간 불쑥불쑥 떠오르는 아이들의 미소가 그리운 거예요.

“선생님~!” 하고 달려와 안기던 아이,
속상한 마음을 내가 안아줄 때 뭉클했던 감정,
아주 작은 변화에도 기뻐하던 순수한 눈빛들…
그 모든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더 단단해졌다는 걸 느껴요.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정말 ‘억’ 단위?

하지만 다시 현실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경제적인 부담이에요.
요즘은 아이 하나 키우는 데 O억 이상 든다는 얘기를 쉽게 들을 수 있잖아요?

처음엔 너무 과장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출산비용, 기저귀, 분유, 병원비, 어린이집, 학원, 사교육, 대학 등록금까지…
차근차근 계산해보면 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껴요.

이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에요.
부모의 인생 전체를 갈아 넣어야 가능한 구조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요즘 같은 시대엔 아이를 낳는다는 게 거의 삶의 모든 자원을 내어주는 일이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전부 내어주는 일

그리고 또 하나.
여성으로서 몸이 겪는 변화는 정말 상상 이상이에요.
출산 후 무너지는 골반,
늘어진 배 가죽,
수면 부족, 산후 우울증…
그리고 늘 따라다니는 죄책감과 불안감.

‘나 하나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도 벅찬데’
과연 나는 이 모든 걸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이게 과연 희생이 아니면 뭘까?
이런 질문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쳐 지나가요.


대한민국의 엄마들, 정말 대단해요

그래서 요즘은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너무너무 대단하게 느껴져요.
그저 ‘엄마’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 만큼요.

경제적인 고민을 안고,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지는 걸 감수하면서도,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존재들.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그저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낳는다고 ‘엄마’가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진짜 깊은 결단, 인내, 그리고 엄청난 책임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조금씩 이해하게 됐어요.


나에게 남는 건 뭘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드는 생각.
“아이를 낳고 나서, 나에게 남는 건 뭘까?
“이 모든 희생의 끝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그런 질문을 떠올릴 때마다
혹시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닐까 하는 자책도 해요.
하지만 이제는 생각해요.
그런 고민 자체가 내가 진지하게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라고요.


혼자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에서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는 건

요즘 같은 시대는 혼자 살아가기도 버거운 세상이잖아요.
집값, 물가, 인간관계, 경쟁…
그 속에서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건,
정말 거대한 결심이자 어떤 면에선 용기 있는 모험 같아요.

그런데도 누군가는 아침에 눈을 뜨고,
오늘 하루 아이를 위해, 가족을 위해, 삶을 살아가죠.
그게 바로 부모라는 존재고,
특히 대한민국의 수많은 엄마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요.


아이가 주는 행복, 그건 결국 ‘나의 변화’ 아닐까?

‘아이’라는 존재가 주는 행복은 단순히 귀엽고 예쁜 모습만이 아니에요.
아이를 통해 내가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어떤 변화와 성장을 겪느냐에 따라
그게 비로소 진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내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그 아이를 통해 나 자신도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조심스럽게 품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다시 묻습니다.

아이가 주는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직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고민하고, 생각하고,
마음속 질문들을 하나씩 꺼내보는 과정 자체가
이미 나를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저처럼 비슷한 고민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이를 낳기 전, 혹은 키우는 중에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
누군가는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그 일들이
사실은 큰 용기와 결단이라는 걸,
우리 함께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면 좋겠어요.

댓글이나 메시지로 여러분의 생각도 나눠주세요.
그 따뜻한 솔직함이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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