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라톤 양식 코스요리 솔직 후기

쉐라톤이라는 이름에 은근 기대를 하고 방문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코스요리는 전체적으로 무난... 아니, 좀 심심했던 편이었어요. 플레이팅은 깔끔했지만, 맛 자체는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임팩트는...! 각각의 메뉴를 하나씩 정리해볼게요.

메뉴판

1. 소프트롤 & 멀티 그레인빵, 레몬향 버터

동그란 형태의 소프트롤과 멀티 그레인빵이 식전빵으로 나왔어요. 따뜻하게 제공된 점은 좋았지만, 빵 자체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맛. 함께 나온 버터는 약간 레몬향이 섞인 부드러운 버터였는데, 상큼한 향이 느껴지긴 했지만 강한 인상을 주진 않았어요. ‘오, 이건 독특하다’라는 느낌보단 그냥 한 입 먹고 넘어가는 정도?

2. 리코타치즈 & 베이컨 시저 샐러드

샐러드는 빵이랑 거의 동시에 나왔어요. 구성은 무난했는데, 베이컨은 바삭해서 식감은 좋았어요. 하지만 그 외에는 그냥 익숙한 시저 샐러드. 리코타 치즈도 특별히 풍미가 강하진 않아서 전체적으로 존재감이 약했어요. 솔직히 호텔급에서 기대하는 샐러드 맛은 아니었달까요.

3. 병아리콩 스프 & 허브 크루통

병아리콩 스프는... 개인적으로 병아리콩을 안 좋아해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었어요. 고소한 듯 텁텁한 맛이 도드라졌고, 허브 크루통은 예상 가능한 맛. 딱 그 맛입니다.

4. 호주산 등심 스테이크 – 감자 매쉬와 구운 채소

메인 요리였던 스테이크는 겉보기엔 괜찮았어요. 등심은 그릴에 구워졌지만, 익힘 정도가 살짝 애매해서 육즙이 날아간 느낌이었고요. 미디엄 웰던과 웰던 사이였는데, 조금 퍽퍽하다는 인상도 받았어요.
감자 매쉬는 으깬 감자 본연의 맛이 나긴 했지만, 버터나 크림의 풍부함이 부족했어요. 구운 토마토는 맛있었지만, 전체 플레이팅에서 그게 가장 나았다는 건 아쉽더라고요.

쿠키가 세팅되어있어서 먹음.

5. 다크 오페라 케이크 & 계절 과일

디저트는 바닐라 소스와 헤이즐넛 크림이 얹힌 오페라 케이크. 근데... 진심 너무 달았어요. 단 걸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건 너무 과했어요. 다크 초콜릿의 쌉싸름함이 좀 잡아주길 바랐는데, 헤이즐넛 크림이 워낙 진하고 단맛이 강해서 밸런스가 무너졌어요. 계절 과일로 입가심하는 게 오히려 더 좋았을 정도.

6. 커피로 마무리

마지막 커피는 무난하게 마실 수 있었어요. 사실 디저트가 너무 달아서 커피 없었으면 입 안이 좀 고역이었을지도.
 
총평:
‘호텔 코스요리’ 하면 기대하는 디테일과 맛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 쉐라톤 코스는 엄청난 감동적인 포인트는 없었던 한 끼였어요. 플레이팅이나 구성은 나쁘지 않았지만, 맛에서는 기대치를 넘어서지 못했달까요. 괜찮은 식사였지만 내돈내산은 아닌걸로...!ㅎㅎ